일반 서적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흠 집 내 기 2010. 10. 22. 00:13

스무살때, 고교동창이 선물해준 책이다.

뜻밖의 선물이었다.

시집.

항상 웃는 얼굴상이었던 그 아이를 참으로 좋아라했다.

그 웃는 얼굴이 오히려 컴플렉스라고 정색하며 말하던 내 친구.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연락이 가능하고 만날수 있는 환경이지만,

나는 왠지 그때 그 시절 그 친구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비목-당나라 시인 노조린의 시에 나오는 물고기

 

 

 

개인적으로 나는 더치페이문화가 더 편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에도 더치페이가 필요할까?

데이트비용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건 사랑의 크기에 관련된 이야기다. 오해없으시길.

커플간에는 둘 중에 누가 더 사랑하는가를 놓고 다투는 경우가 가끔 있다.

어느 한쪽의 치우침이 없이 서로 동일한 크기만큼의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미세한 차이라도 날 수밖에 없다.

여자인 내 입장에서 적어보자면, 남자친구보다 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생각되어지면,

은근히 자존심도 상하고 왠지 모를 서운한 감정까지 든다. 그게 여자의 심리다.

하지만 상대방이 나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진 말자. 비합리적이니까.

사랑하는 마음이 강요를 한다고 샘솟는 것이라면, 짝사랑이란 단어가 왜 나오겠는가.

상대평가로 연인을 괴롭히지 말자. 상대도 나를 사랑한다는 그 절대평가만 생각하자.

상대를 향한 나의 사랑의 크기가 90점에 육박한다고 해도 

나를 향한 상대의 80점의 사랑을 나무라지 말자.

객관적으로 80점은 매우 높은 수치니까.

반대로 상대의 수치가 평균치보다 턱없이 낮더라도 나무라지 말자.

평균치가 60점이라고치고 상대방이 당신을 사랑하는 감정이 50점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주관적으로 그 낮은 수치가 상대방의 인생에서의 최고 높은 수치일 수도 있다.

당신을 만나기 이전에는 30점의 사랑밖에 못 느꼈던 상대라면 50점은 그 사람의 인생에서 최고치다.

그렇다면 당신은 상대방의 인생에서 어느 데이트상대보다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임을 의미하니까. 다만 수치가 낮을뿐이다.

 

먼저 베푸는 사랑을 하는 것이 영 손해보는 것 같아 내키지 않다면?

유명한 성경구절을 떠올려보자.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인간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관계에도 적용된다.

상대를 정말 목숨을 다할듯이 사랑해보라.

더치페이식 연애를 하는 상대방을 만난다고 해도, 당신은 원하는 사랑을 하고 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당신의 열렬한 무조건적인 사랑에 보답하고자, 당신이 베푼 그 만큼이라도 달성하려고 노력할테니까.

물론 상대방의 자질은 예외변수다. 일명 가벼운 연예를 목적으로 하는 선수님들과 바람둥이님들에겐 이 방법은 통하지 않을 듯하다.

기본적으로 남에게 받은 것을 보답할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고,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는 사람에게 더 효과적일 듯하다.

 

받은만큼만 주겠다는 사고방식이 깔려있는 현대사회.

사랑도 그러하다면....왠지 이 쓸씁한 기운처짐은 무엇인가.

일평생 어디다 내놓아도 떳떳하고 절절한 사랑을 하자.

외눈박이 사랑을, 실천하자

세상살이는 계산적으로 하더라도, 사랑만큼은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하자.

시간은 충분하다. 다만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목숨을 다해 사랑하자.

 

 

***  책의 주된 내용보다, 마음에 드는 문구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