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아줌마 이야기

명절 우울증인가? 아니면 나는...

흠 집 내 기 2015. 10. 9. 17:08

추석 명절이 지나고, 우울함을 떨치지 못한 나는..

친구에게 전화로 넋두리를 했나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나의 넋두리.

 

친구가 한마디 한다.

너는 핑계를 대는 거라고.

그 말이 마음에 콱 박힌다.

 

나는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몸이 아파서, 이것도 못한다고 핑계를 대고,

돈이 없어서, 여행도 못간다고 핑계를 대고,

돈이 없어서, 효도도 못한다고 핑계를 대고,

돈이 없어서, 추억도 못만든다고 핑계를 대고,

돈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그놈의 돈! 돈! 돈!!!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며 우울의 나락에 더 깊게 떨어져서, 자괴감까지 느끼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서, 기독교인이라면서. 나는 그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다.

대학시절부터, 그리고 세월이 흐른 지금도, 돈이 없어서, 이것저것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고 핑계대는. 변명하는.

미래가 결코 밝아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나는 고작 그런 인간.

한숨짓고 한숨짓고 눈물 짓는 그런 인간.

낙관적이지 못하고 염세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인간.

나도 내가 싫다.

 

언제까지 핑계댈래?

그러다가 더 늙으면 어떤 핑계를 댈래?

이젠 일어나야지.

이젠 너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야지.

언제까지 핑계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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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위의 글을 적은지, 비교적 정확히 일년 쯤 지난 오늘,

나는 여전히 이런 상태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못한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못한다 못한다를 말하면서,

이렇게 살고 있다.

고민해봤자 나아지는 것이 없었네.

고민하나, 그냥 사나 마찬가지인건가.

나는 기독교인인데, 내가 변한 것은 없네.

부끄럽네. 내 입으로 감히 기독교인이라고 말한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