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위임
🌟백지위임: 조건을 붙이지 않고 모든 것을 맡김.
유기성 목사님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란 도서를 다시 읽고 있다.
그 책에 백지위임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그 부근을 적어볼까 한다.
책 속에서
담임 목회를 준비하고 계신 목사님에게는 하나님께 구하는 기도 제목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다른 건 아무것도 구하지 않아요. 하니님, 저 아무것도 구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 가족들이 먹고살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교회에서 우리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고
제 아이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학비를 뒷바라지 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에서 그 정도 지원해줄 수 있는 조건이라면
저는 어디든 좋습니다"
목사님은 그간 이런 소박한 기도를 드려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울먹이며 고백하십니다.
"소박한 욕심은 욕심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목사도 남편이고 아버지인데, 그 정도는 당연히 기도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목사님이 주님의 십자가 앞에 섰을 때 주님은 생활비, 자녀들의 학비, 그것조차 내려놓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목사님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아, 제가 주님 앞에 온전히 믿고 맡기지 못했습니다.
주님, 제가 백지위임(조건을 붙이지 않고 모든 것을 맡김) 합니다.
어떤 조건도 붙이지 않겠습니다.
모든 것을 맡겨드립니다.
생활비를 포기합니다.
아이들의 학비,
주님, 저 그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고 누군가는 목회자가 모든 것을 포기하는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하던 사람이다.
사람들은 목회자에게 유독 높은 잣대를 들이댄다.
하지만 목회자도 사람이다.
먹을 것이 필요하고 잘 곳이 필요하고 생활할 돈이 필요하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사람이다.
기본적인 것이 제공되어야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다.
저 목회자분의 마지노선은 최소한의 생활비, 자녀들이 고등학교까지 다닐 수 있는 학비였다.
그리고 그것은 소박한 소망이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하나님은 내려놓으라고 하신다.
그 말에 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당해본 사람은 안다.
참고로 나는 순종하지 않는다. 나는 그럴 그릇이 못된다.
물론 그렇기에 하나님도 나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지도 않으신다.
우리가 하다못해 직장을 구해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꼭 포기할 수 없는 조건들이 있다.
급여가 될 수도 있고, 교통편이 될 수도 있고,
미래 비전, 동료관계, 업무내용, 화장실 청결유무, 기타등등
다른 것은 다 포기해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한 두가지 필수 조건들이 있다.
배우자를 고를 때도,
외모, 직업, 학벌, 성격, 상대편 가족, 기타등등.
포기할 수 없는 몇 가지 조건들이 있지 않은가.
그 목사님은 최소한의 생활비와 자녀들 고등학교 학비,
두 가지를 포기할 수 없으셨던거다.
그리고 그 두 가지는 당연히 받아도 되잖아요. 그거는 그정도는...
하나님은 그것마저도 맡기라고 하신다.
그게 쉬운 순종이던가.
내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님은 구해도 안 주기도 하신다는 거다.
그걸 몇 번을 경험했는데 또 선택하는 것이 순종하는 것이 쉬울 거 같은가?
혼자 몸도 아니고 딸린 처자식이 있는데.
나는 굶어도 내 식구는.....
사는게 뭔지.
신앙은 뭔지.
이 책은 말한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느냐.
모든 것을 맡기어라.
내 경험상으로는 하나님은 구해도 안 주기도 하시지만,
나중에 세월이 흘러 지나간 과거를 뒤돌아보면, 나와 동행하시며 언제나 곁에서 도와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을 맡기어라.
어떤 조건도 붙이지 말고.
최소한의 그 조건 마저도 내어 놓아라.
내가 채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