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야기

고난

흠 집 내 기 2010. 9. 17. 23:05

<내려놓음>의 책에 이런 구절이 적혀있다. 
 
힘든 하버드대학교 유학시절을 보내던 이용규 선교사님께 어느 교인 한분이 질문하신 내용이란다.
 

" 다윗은 국가의 최고 지도자에게 쫓겨 오랜 기간을 광야에서 머물며 지냈지요.

  그것도 그 기간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젊은 날을 그렇게 보냈어요.

  과연 우리가 그러한 고난 후에 왕위를 얻게 된다고 약속을 받은들 

  그 고난의 길을 쉽게 갈 수 있을까요? "

 
그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당시의 선교사님 생각은 이러했다.
 

" 내가 비록 앞으로 이 고생의 대한 보상으로

  높은 사회적 지위를 보장 받는다고 한들

  지금 나의 고난에 무슨 위로가 될 것인가? "

 
 
나는 성공에 대한 보장이 확실하다고 해도
차라리 고난을 당하지 아니하고 성공하지 않고 사는 삶을 택하겠다.
용기없다고 비판해도 어쩔수 없다.
만약 10년동안 고난을 당하고 1년간 축복의 삶을 살게 된다면?
차라리 11년간 평범하게 사는 삶을 택하겠다.
만약 1년간 고난을 당하고 10년간 축복의 삶을 살게 된다면?
나는 그래도 11년간 평범하게 사는 삶을 택하겠다.
 
왜냐하면 
1년동안 감당해야할 그 고난의 강도가 얼마나 커다랗고 셀지 알지 못하며
그것을 겪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겪고 싶지 않다라는 어감과 겪어내고 싶지 않다는 어감의 차이를 아시겠는가.
고통을 죽지 못해 겪어내는 것.
차마 자살은 못하겠고 신이 내린 고통을 인간이기때문에 하루하루 견디어낸다는 생각으로 버텨내는것.
 
하나님은 감당할수 없는 고난은 허락하지 않으신다고 성경책에 적혀있다.
그런데 나는 왜 이리 견디지 못할 만큼 힘든 걸까.
얼마나 더 울어야, 흐릿하게나마 웃을 수 있을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고생의 보상으로
높은 사회적 지위, 원하는 삶을 보장 받게 되었을때,
지금의 고난을 떠올리고도 내가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마냥 기쁠 수 있을까.
 
* p.s 지금 현재시간은 2014년 1월 23일이다.
2010년에 적은 이 글을 오늘 다시 읽는다.
지금도 고난은 끔찍하게 싫다.
여지껏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시기의 고난은..
기독교인이기에 자살하지 못해서 죽지못해 산다는 느낌.
신이 주시는 고통이기에 인간인 나는 당할수 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비꼬아면서 견뎌내었던 시절.
그 시절을 겪고, 겪어낸 후의 현재의 나는 편안히 살고 있다.
그런데 고통을 받았던 것도 서서히 잊혀지더라.
신이 내게 주신 선물 중에 망각의 선물이 있어서.
어느새 지나간 일들이 감각들이 조금은 무뎌지더라. 하지만 없던 일처럼 사라지지는 않지만.
시간이 약이더라. 사람이 그렇게 간사한 존재더라.
고난의 시간을 지나며 그렇게 하나님을 원망하며 울어놓고서,
망각의 강을 건너, 고통이 무뎌지고, 하나님이 주시는 크고 작은 은혜에 행복하게 웃음짓게 되더라.
고통은 지나간다. 언젠가는.
그리고 또 웃을 수도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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