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야기

종교 지도자의 정치적 발언

흠 집 내 기 2016. 10. 31. 17:43

요즘 최순실 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려도 별그닥 흥미가 없는 사람이다.

나는 언론에서 하는 얘기를 온전히 믿는 스타일도 아니다.


며칠전 내가 출석하는 교회의 목사님께서 최순실 사건에 대해서 발언을 하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종교인의 정치적 발언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예배 시간에 종교적 발언을 하는 것은 위험하고 조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설교 시간이 끝나고 광고 시간이니까 예배 시간이 아니라고 변명한다면, 그건 눈가리고 야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축도가 끝날 때까지의 모든 시간이 예배시간이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의 목사님의 단점은 바로 정치적 발언을 하신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정치적 발언은 상관이 없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지인끼리 서로 각자의 정치적 소신과 대화를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예배시간에 종교인의 정치적 발언이라니.


박근혜 대통령을 심히 사랑하시는 우리교회 목사님은,

최순실 사건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신다.

아빠도 엄마도 총살을 당하고, 어려울때 도움을 준 최순실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 그 인생이 불쌍하지 않느냐는 발언이었다.

교인들은 담임목사님을 신뢰하며 존경한다. 거의 모든 교회가 그렇다.

그렇기에 목사님들의 정치적 발언은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일부 교인들은 자신 의견보다 목사님 의견을 더 신뢰하고 믿기 때문이다.

정치적 안목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이 존경하는 목사님의 발언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신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사님은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셨고,

그리고 그것은 최순실을 두둔하는 발언이라고도 확대해석 할 수 있다.

목사님이 그런 발언을 하신 후에, 며칠 후 인터넷에서 최태민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최순실의 아버지인 최태민씨가 영생교(이단)와 관련이 있다는 뉴스가 터졌다.

그 기사가 터진 후에, 돌아오는 주일날, 목사님은 입장을 번복하셨다.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던 말씀은 사라지고, 최순실 아버지는 영생교 이단이며 목사가 아니다.

그러니 정통교회 목사라고 오해하지 말라고 강조하셨다.

불과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하던 발언을 한지 며칠 지나지 않았을 시점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섰다가 망신살이 제대로 뻗친 셈이다. 


뭐가 옳고 그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교인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치적 발언을 강대상 위에서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것이다.

며칠만에 자신의 방향을 바꾸지 않았는가.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정치적 발언은 그에 어울리는 장소에서 하는 것이 옳다. 강대상 위에서가 아니라.


선거철에 종교인의 정치적 발언으로 인해 신고가 접수되는 사례들이 있다.

내가 아는 어떤 목사님은 예배시간에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가 몇차례에 선거법 위반 신고로 경고를 받았다.

법적으로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경고를 하고 제재를 가한 것이다.

그 목사님은 평소에 설교하시기를, 국민들은 악법이라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고 준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었다.

"악법도 법이다. 법은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정하신 세상적 질서에 순종하는 것이다."라고 평소에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법에 어긋나게, 특정 정당에 대해 특정 정치인에 대해 선거위반 행위를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해 위반을 해서 제지를 받았다면, 그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본인이 평소 했던 말을 기억한다면 그렇게 떳떳하게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오히려 그 제재를 받은 것을 다음 주일예배에서 자랑스럽게 말씀하신다.

마치 정의의 사도가 된양 내가 이런 핍박을 받았는데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듯이 자랑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담임목사의 발언은 교인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담임목사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발언은 옳지 못하다.

교인들도 선거의 자유가 있다.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뽑을 권리가 있다.

그 부분까지 간섭하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권력 남용이다. 횡포다.

물론, 담임목사님은 변명할 수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것을 피력한 것 뿐이라고.

하지만 예배시간의 정치적 발언은 예배당에서 이루어지는 특수한 상황에 속한다.

설교시간은 흔히 담임목사님이 일방적으로 말씀을 전하고, 교인은 일방적으로 듣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교인의 위치는 말그대로 정말 듣기 싫은대도 어쩔수 없이 들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목사님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소리치며 반대할 사람이 있을까?

예배당을 박차고 나올 사람이 있을까?

듣기 싫어도 참아내는 것이다. 어쩔수 없이 참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시간은 예배시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신성한 예배시간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부분의 발언은 예배시간에는 꺼내지 말자. 


단지, 나는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목사님의 정치적 발언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는 내가 출석했었던 교회의 선거법을 위반했던 목사님의 정치적 발언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종교적 지도자들이 정치적 발언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고 그 위험성을 깨닫고, 예배시간에는 그런 발언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한 교인들이 교역자의 정치적 생각을 정답으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종교인으로서 나는, 종교 지도자의 정치적 발언은 예배시간에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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